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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불안 - 알랭 드 보통

by 치아즈 202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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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치아즈입니다. 오늘은 ‘일상의 철학자’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문장과 저의 생각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16p. 사랑은 가족에서 나타나든, 성적 관계에서 나타나든, 세상에서 나타나든 일종의 존중이라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해볼 수도 있겠다. 누가 우리의 존재에 주목하고,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약점이 있어도 관대하게 받아주고, 요구가 있으면 들어주기 때문이다.
-미움받을 용기를 읽으면서도 깨달았듯이 내가 진정으로 삶에, 세상에 바라는 것이 이런 절대적인 사랑이 아닐까? 나는 애정결핍이었던 걸까? 애정과 관심이 오히려 과하다고 생각 했었는데 어쩌면 진정한 사랑과 절대적인 지지와 믿음을 받아 본적은 없었던것같다.

21p.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22p.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 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를 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 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동료 한 사람이 인사를 건성으로 하기만 해도, 연락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만 해도 우리 기분은 시커멓게 멍들어버린다. 누가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주면 갑자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환희에 젖는다.

69p.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 수모를 당할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 내가 내세운것(특히 대외적으로): 외국에 정착해서 사는것. 하지만 실패 했고, 사실 제대로 시도 해보진 않았지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되었다. 실패할 것 같아서 그 핑계로 의문을 가지기로 결심한 것인지 정말 더이상 원하지 않아서 의문을 가진것인지 알 수 없다.

69p. 요구를 버리는 것은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마음편한 일이다.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아믕이 묘하게 편해진다. 젊거나 늘씬해지려고 애쓰기를 포기하는 날은 얼마나 즐거운가. 우리는 말한다. “다행이야! 그런 환상들은 이제 사라졌어.” 자아에 더해지는 모든 것은 자랑일뿐만 아니라 부담이기도 하다.”
- 자기 수용을 해야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아들러의 이론 그대로이다.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현대 사회에는 비교가 되는 매체가 너무 많다. 일단 sns, 유튜브. 나도 모르게 외모강박에 시달리게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달리기가 어느 순간 살빼는 목적으로 변하면서 더이상 하루하루 달라지는 체력에 대한 흥미를 잃게만들었다. 물론 중간에 다른 운동을 하는게 더 좋았을 듯 하지만. 꾸준히 한가지 일을 해서 직장에서 승진한 친구들, 특히 대학때 같이 어울렸던 친구들의 승진 그리고 결혼한 친구를 은근히 비웃었는데 과연 내가 그들과 다르게 산다는걸 보여줄만큼 성취했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결국 남을 존중하지 않는 못난 마음이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94p. 맨드빌은 부자가 빈자보다 훌륭하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부자가 허영심 많고, 잔인하고, 변덕스럽다고 조롱하면서 쾌재를 부르는 느낌마저 준다. 그들의 욕망은 한계를 모르며, 그들은 칭찬을 얻고 싶어 하지만 행복이 물질적 획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해하지 못한다.
- 부자는 이렇고, 가난한 자는 착하고 성실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부가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을 결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혹은 인간은 원래 도덕적 기준에서 봤을때 악하고 이기적이고 파괴적이기 때문에 ‘부’라는 자유가 주어졌을 때 그 본성이 드러날 뿐이고 부를 유지하기위해 하는 행동일뿐이지 않을까? 가난한 자는 그저 그 자유를 얻지 못했지 때문에 도덕이라는 울타리 아래 본능을 억누르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착하고, 성실하게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는 정작 그 상황에 닥치기 전엔 알수가 없다. 사람이란 원래가 간사하기 때문이다.

107p.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이제 부자 풍성의 온당한 지표로 여겨 질 수도 있었다. 부자는 단지 더 부유할 뿐 아니라, 더 낫다고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를 미덕이라고 여기는 사회 관습이 오히려 능력위주의 사회로 탈바꿈했지에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108p. 성공을 거둔 사람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면, 실패한 사람 역시 그럴 만해서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개인은 과거 아버지에게서 돈과 저택을 물려받았던 귀족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개인적 정당성의 요소를 확보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제적 실패는 과거에 삶의 모든 기회를 박탈당했던 농민은 다행스럽게도 겪을 필요가 없었던 수치감과 연결되었다.
-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무기력과 상대적 박탈감의 원흉이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능력위주의 사회 재편성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말 정정당당한 사회였어도 능력위주의 사회가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벼랑끝으로 모는 결과를 초래했을까? 문제는 능력위주의 사회라해도 결코 공평하거나 평평한 운동장에서 하는 게임이 아니라 먼저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사람들의 사다리 치우기라던지 귀족사회와 마찬가지의 암암리의 청탁이나 이런 것들이 부가 부를 낳는 현상을 초래하지 않았을까.

117p. 중요한 것은 살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성취하는 것보다도 태어날 때 얻는 신분이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고 내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 현대 사회에서는 아마도 내가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그래서 과거의 철학들이 지금 우리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실제 생활에서 크게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것 처럼.

책을 읽은 후 감상
-죽음을 생각하면 항상 모든것이 무의미 해진다. 권력, 지위, 돈 이런 것들이 진정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야망을 가지는 일도 무가치한 일이 되는 것일까? 머리로는 속세의 부를 가지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이다라고 되뇌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사랑, 즐거움, 행복 이런것들에 더욱 가치를 두게된다. 두가지는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일까.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초반의 공감이 갈만한 내용들을 제외하고는 대체 이 사람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모르겠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사는 지금 힘이 되어줄 만한 책을 찾았는데 별로 그렇게 도움이 된것같지는 않다. 이 책 전반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자본주의의 부를 갈망하고 찬양하는 사회의 관습때문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안해지고 점점 더 사람답게 살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과연 자본주의의 등장 이전에는 불안하지 않고 개개인이 안정적인 삶을 살았을지 의문이다. 생명에 대한 위협이나 귀족들의 악행이나 가뭄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식량이 부족하다던지하는 지금과는 다른 여러가지 불안들을 안고 살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 흐름때문에 주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탈락해 일자리를 잃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등의 비참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체제나 새대에 따라 불안의 정도가 적어지거나 많이 지는 것이 아닌 그저 불안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이유가 변할 뿐이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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